롤라이35(Rollei 35)는 1966년 독일 롤라이가 내놓은 35mm 필름카메라입니다. 나왔을 때 35mm 필름을 쓰는 카메라 가운데 가장 작았고, 약 30년 동안 모든 모델을 합쳐 약 200만 대가 만들어졌습니다. 이 글은 롤라이35가 어떻게 태어나 어떤 모델로 이어졌는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2013년부터 롤라이35를 수리해 온 리핸즈가 독일어·영어 자료를 바탕으로 썼습니다.
- 설계 하인츠 바스케(Heinz Waaske, 1924–1995)
- 첫 공개 1966년 포토키나(독일 쾰른 사진 박람회)
- 생산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 싱가포르(1970년대 초–1981) → 다시 독일
- 렌즈 칼 자이스 테사(Tessar) 40mm f/3.5, 조나(Sonnar) 40mm f/2.8, 트리오타(Triotar) 40mm f/3.5
- 총 생산 약 200만 대
거실에서 시작된 설계 (1960–1965)

하인츠 바스케는 1924년 베를린에서 태어나 텔레풍켄에서 정밀기계를 배운 기술자입니다. 1948년 독일 카메라 회사 비르긴(Wirgin)에 들어가 16mm 카메라 에딕사 16과 35mm 일안반사식 카메라를 설계했습니다.
1960년 무렵 비르긴의 수석 기술자였던 바스케는 한 가지를 눈여겨봤습니다. 사람들이 16mm 같은 초소형 카메라를 사는 건 작은 필름이 좋아서가 아니라 카메라가 작아서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화질 좋은 35mm 필름을 쓰면서도 주머니에 들어가는 카메라를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목표는 당시 뷰파인더 카메라 부피의 3분의 1이었습니다.
1962년 바스케는 자기 집 거실에서 부품 도면을 그리기 시작했고, 비르긴에서 시제품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사장 하인리히 비르긴은 이미 카메라 사업을 접기로 한 뒤라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바스케는 라이츠(라이카)와 코닥에도 시제품을 보였지만 둘 다 거절했습니다.

롤라이와 만나다 (1965)
1965년 1월 바스케는 브라운슈바이크의 롤라이(Franke & Heidecke)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처음에는 소형 카메라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는데, 그해 3월 롤라이의 새 경영자 하인리히 페젤(Heinrich Peesel)에게 시제품을 보여 주자 페젤은 그 자리에서 대량 생산을 위한 개발을 지시했습니다.
처음 붙인 이름은 「롤라이 프리바트(Rollei Privat)」였습니다. 1966년 4월 페젤이 롤라이 카메라 이름을 쓰는 필름 규격에 맞춰 정리하면서 「롤라이35」가 됐습니다.

1966년 포토키나, 세상에 나오다
롤라이35는 1966년 포토키나에서 처음 공개됐고 곧바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뒀습니다. 첫 모델에는 칼 자이스 테사 40mm f/3.5 렌즈, 고센(Gossen)의 CdS 노출계, 바스케가 특허를 낸 구조의 콤퍼(Compur) 셔터가 들어갔습니다.
1966년 7월 브라운슈바이크에서 시험 생산 50대를 만들었고, 그해 말까지 900대가 나왔습니다. 1967년에는 한 달에 1,000대를 만들 만큼 생산이 늘었고, 1974년 8월까지 독일에서만 약 31만 2천 대가 만들어졌습니다.
작게 만들기 위한 남다른 구조
롤라이35를 처음 잡으면 다른 카메라와 반대인 곳이 많습니다. 모두 몸체를 줄이려고 고른 설계입니다.
- 렌즈 경통이 몸체 안으로 접혀 들어갑니다. 찍을 때는 빼서 돌려 고정합니다.
- 필름 감는 레버가 윗면 왼쪽에, 되감기 크랭크가 바닥 오른쪽에 있습니다(보통 카메라와 반대).
- 노출계가 윗면을 차지해서 플래시를 꽂는 핫슈가 바닥에 있습니다.
- 필름을 보내는 톱니가 보통 8개가 아니라 5개입니다.
- 초점은 눈대중(목측식)으로 맞춥니다. 거리계가 없습니다.
이 촘촘한 구조 때문에 롤라이35 수리는 손이 많이 갑니다. 셔터와 노출계가 좁은 공간에 겹쳐 있어서, 리핸즈 수리 기록에서도 저속 셔터와 노출계 수리가 가장 많습니다.
싱가포르 시대 (1970년대 초–1981)
1970년대 들어 롤라이는 비용을 줄이려고 생산을 싱가포르 공장으로 옮겼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롤라이 이름을 단 라이선스 렌즈, 일본 닛세이(Nissei) 노출계, 코팔(Copal) 셔터를 썼습니다. 오늘날 볼 수 있는 롤라이35 가운데 상당수가 「Made in Singapore」인 이유입니다. 싱가포르 공장은 1981년 문을 닫았고, 그 뒤 생산은 다시 독일로 돌아갔습니다.
독일산과 싱가포르산은 겉모습이 거의 같지만 부품 공급처가 달라 안쪽이 조금씩 다릅니다. 리핸즈의 독일산 롤라이35 오버홀 기록도 함께 보세요.
모델 계보
| 모델 | 만든 해 | 렌즈 | 노출계 | 생산량(약) |
|---|---|---|---|---|
| 롤라이35 (오리지널) | 1966–1974 | 테사 40mm f/3.5 | CdS (전지) | 독일 31만 2천 + 싱가포르 18만 5천 |
| 롤라이 B35 | 1969–1978 | 트리오타 40mm f/3.5 | 셀레늄 (전지 없음) | 독일 7만 8천 + 싱가포르 21만 3천 |
| 롤라이 C35 | 1969–1971 | 트리오타 40mm f/3.5 | 없음 | 9,200 |
| 롤라이35 S | 1974– | 조나 40mm f/2.8 | CdS (전지) | 26만 |
| 롤라이35 T | 1974–1980 | 테사 40mm f/3.5 | CdS (전지) | 44만 |
| 롤라이35 LED | 1978–1980 | 트리오타 40mm f/3.5 | LED | 15만 7,500 |
| 롤라이35 SE | 1979–1981 | 조나 40mm f/2.8 | LED | 15만 |
| 롤라이35 TE | 1979–1981 | 테사 40mm f/3.5 | LED | 12만 |
| 롤라이35 클래식 | 1990년대– | 조나 40mm f/2.8 | CdS | 한정 수량 |
1974년 오리지널 롤라이35는 「35 T」로 이름을 바꿔 이어졌고, 같은 해 더 밝은 조나 렌즈를 단 고급형 「35 S」가 나왔습니다. 1979년의 SE·TE는 노출계 바늘 대신 파인더 안 LED로 노출을 알려 주는 후기형입니다. B35·C35·LED는 렌즈를 3매 트리오타로 바꾼 보급형입니다.
모델마다 쓰는 전지가 달라서 지금은 대체 전지를 씁니다. 자세한 내용은 롤라이35 자주 묻는 질문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한정판과 클래식 시대
롤라이35는 기념판도 많이 나왔습니다. 24K 금도금 「롤라이35 골드」(1970–1971, 1,500대), 「35 S 실버」(1978), 회사 60주년 기념 「35 S 골드」(1980, 1,500대), 「35 플래티넘」(1986–1987, 444대)이 대표적입니다.
1990년부터는 수집가를 위한 「롤라이35 클래식」이 독일에서 만들어졌습니다. 티타늄 마감의 「클래식 티탄」(1990–1996, 6,480대)을 시작으로 플래티넘·검정·금도금 판, 롤라이 75주년 기념판(1995, 900대), 「35 로열」(1997–1998, 200대) 등이 이어졌습니다. 롤라이 카메라를 이어 만들던 DHW 포토테크닉이 2014년 파산하면서 롤라이35 계열의 생산도 사실상 막을 내렸습니다.
설계자 하인츠 바스케는 1978년 브라운슈바이크에 자신의 설계 사무소를 열었고, 1995년 그곳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뒤의 「롤라이35」들
- 롤라이35 RF (2002) — 일본 코시나가 만든 거리계 카메라로, 이름만 이어받았을 뿐 바스케의 설계와는 다른 카메라입니다.
- 롤라이35 AF (2024) — 홍콩 MiNT 카메라가 롤라이35의 모양을 살려 만든 자동초점 카메라입니다. 2024년 가을부터 판매됐습니다.
그래도 많은 사람이 찾는 건 여전히 60–80년대의 기계식 롤라이35입니다. 50년이 넘은 카메라라 셔터 기름이 굳거나 노출계 배선이 삭은 경우가 많지만, 손보면 지금도 충분히 쓸 수 있습니다.
리핸즈와 롤라이35
리핸즈는 2013년부터 롤라이35를 수리하며 모든 과정을 사진으로 남겨 왔습니다. 지금까지 공개한 롤라이35 수리 기록은 118건입니다.
- 롤라이35 수리 기록 모두 보기
- 롤라이35 자주 묻는 질문 — 셔터가 안 눌릴 때, 노출계, 배터리
- 롤라이35 각 부분 이름 (매뉴얼)
- 롤라이35 수리 맡기기
참고 자료
- Rollei 35 — Wikipedia (독일어)
- Rollei 35 — Wikipedia (영어)
- Heinz Waaske — Wikipedia (영어)
- Claus Prochnow, 「Rollei 35」 (사진 출처)
- Kosmo Foto — MiNT Rollei 35AF
